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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쟁점: 실제 거주와 공부상 용도 사이의 간극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주민들에게 이주대책은 사실상 유일한 법적 안전망이다. 그런데 실제로 해당 건물에 거주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대책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대법원은 2010년 3월 25일 선고한 2009두23709 판결을 통해, 이러한 제외처분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한 법리적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이주대책대상자 요건: 공익사업법의 규율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사업법) 제78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 대상은 “공익사업 시행으로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이다.
같은 법 시행령 제40조 제3항 제2호는 이주대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자를 규정한다. 기준일(관계 법령에 의한 고시 등이 있은 날)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 거주하지 않은 건축물 소유자는 원칙적으로 제외 대상이다.
핵심 요건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기준일 이전부터 주거용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을 것
- 기준일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 거주할 것
- 공부상 용도가 주거용(주택)으로 등재되어 있을 것
공부상 용도의 법적 의미와 사업시행자의 재량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강조한 핵심 논거는 공부상 용도의 객관적 증표성이다.
법원은 “공부상 건물의 용도 기재는 건물 소유자의 필요에 의한 신청을 전제로, 건물 이용현황에 관한 법령상 규율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현실적 이용상황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로부터 사업시행자가 공부상 용도를 기준으로 이주대책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그 기준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재량 행사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2008두12610, 2009두10291 등 일련의 판결을 통해 이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본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은 타인(소외인) 명의로 근린생활시설로 증축신고를 하고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부분에서 실제로 거주해왔다. 그러나 자신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기준일이 지난 후에야 경료하였다.
사업시행자(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주 및 생활대책 준칙은 이주대책 대상자를 “기준일 이전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주택을 소유하면서 계속 거주해온 자”로 규정하였다. 이 준칙에 따르면 원고들은 두 가지 요건 모두를 충족하지 못한다.
- 첫째, 거주 건물부분이 공부상 근린생활시설로 등재되어 있어 주택 소유 요건 불충족
- 둘째, 기준일 이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기준일 이전 소유 요건 불충족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적 유의사항
이 판결이 실무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공익사업 고시 이전에 건물의 공부상 용도가 주택(주거용)으로 등재되어 있어야 이주대책 대상자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 기준일 이전에 소유권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후에 등기를 마쳐도 소급 적용이 어렵다.
- 사업시행자의 이주대책 준칙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거나 형평에 반한다는 점을 주장하려면 유사 사례와의 비교 등 구체적인 입증이 필요하다.
- 일부 준칙은 건축허가 착공신고일 기준 완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사안별로 해당 준칙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물에 실제로 살고 있었는데 공부상 용도만으로 이주대책에서 제외되는 게 맞나요?
A. 대법원은 공부상 용도가 현실 이용상황의 가장 객관적인 징표라고 보아, 이를 기준으로 한 제외처분을 적법한 재량 행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거주 사실만으로는 주택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Q. 기준일 이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이주대책 대상자가 될 수 없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사업시행자의 준칙은 통상 기준일 이전의 소유 및 거주를 요건으로 정하고 있어, 기준일 이후에 등기를 마친 경우에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Q. 이주대책 제외 처분에 불복할 방법이 있나요?
A. 사업시행자의 준칙 자체가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형평에 반한다는 점, 또는 처분 절차에 위법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에서 보듯 법원의 기준이 엄격하므로 전문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