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중 언쟁 후 사망, 법원이 판시한 업무상 재해 인정의 법리적 기준

산업현장에서 근로자가 동료 또는 부하 직원과 업무상의 이유로 격렬한 논쟁을 벌인 직후 급성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간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통상적으로 개인 기저 질환(고혈압, 당뇨 등)을 이유로 업무상 재해 지정을 거부하곤 합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동료와의 업무상 언쟁 후 발생한 뇌내출혈 사망 사안(사건번호: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277)에 대해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유족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해당 판결의 구체적인 법리 해석과 실무적 쟁점을 심층 분석하고자 합니다.

1. 사실관계의 정리 및 처분의 경위

망인 A 씨는 공장의 공장장으로서 생산 관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2024년 3월 15일, A 씨는 크레인을 이용하여 하역 작업을 하던 근로자 B 씨와 작업 지시서 수령 방식에 대해 이견이 발생하여 격렬한 언쟁을 벌였습니다. 현장에서 개시된 언쟁은 이후 휴게실로 장소를 옮겨 약 10분간 지속되었으며, 그 직후 A 씨는 피로를 호소하며 횡와한 후 의식을 상실하였습니다. 의료기관으로 후송된 A 씨는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유족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근거하여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다툼이 뇌내출혈을 직접 유발할 수준의 급성 스트레스로 보기 어렵고, 망인의 개인적 질환인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라 판단하여 부지급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유족 측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및 인과관계의 법리 해석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근로복지공단의 부지급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하며, 업무와 사망 원인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긍정하였습니다. 재판부가 설시한 구체적인 법리 판단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업무상 재해의 성립 요건인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 둘째,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근로자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기저 질환의 발생 원인에 겹쳐서 이를 급격히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합니다.
  • 셋째, 망인은 업무 수행 도중 동료 근로자와의 이견 대립이라는 돌발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외적 자극에 노출되었으며, 이러한 급격한 심리적 동요는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하여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 뇌내출혈을 발병시켰거나 최소한 이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을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3. 기저 질환과 업무상 요인의 경합 관계

행정사 시험 1기 합격자로서 2013년부터 청주행정사사무소 대표로 재직하며 축적한 실무 행정자료 및 법리적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처분의 근거로 삼는 ‘기저 질환 존재 여부’는 산재 부정의 절대적 요건이 되지 못합니다.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 역시 망인에게 고혈압 등 개인적인 위험 인자가 있었고 그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았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요인을 전면 부인할 수는 없음을 명시하였습니다. 망인의 체질적 요인이나 기존 질환이 상병 유발에 일부 기여하였더라도,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와 언쟁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출혈을 유발했다면 법률상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인 질환인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던 근로자가 업무 중 사망한 경우도 산재 신청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기저 질환이 있었더라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나 과로가 그 질환을 급격하게 악화시켜 발병에 이르렀다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Q. 업무 중 말다툼으로 인한 산재 입증 시 가장 중요한 자료는 무엇인가요?
A. 다툼이 발생한 구체적인 경위, 업무와의 연관성, 다툼의 강도 및 시간, 그리고 언쟁 직후 발병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밀접성을 증명할 수 있는 현장 목격자의 진술서나 CCTV 자료, 업무 일지 등이 핵심입니다.

본 분석 정보는 관련 법령과 법원 판결을 기초로 작성된 참고용 자료입니다. 근로자의 개별적인 근무 환경, 질병 현황 및 구체적 정황에 따라 판정 결과가 상이할 수 있으므로, 실제 사안의 대응 시에는 반드시 자격을 갖춘 행정사 등 법률 전문가와의 개별적인 정밀 상담을 거치시기 바랍니다.